로또 ㅣ

2023. 1. 2. 22:00ㅣ 기록하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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출처 : 하히라의 브런치

 

 

 

로또에 진심이다

 

 

내 남편은 로또에 진심이다. 이건 진짜다. 그가 나의 남자친구이던 시절부터 그는 주 1회 로또를 구입하고 있었다. 아니, 그는 내 남자친구가 되기 이전부터 로또에 '일등당첨' 이라는 진심을 담아 소비행위를 하고 있었다.


 대학교 2학년 때 심리학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. 교수님은 나중에 회사를 다니게 된다면 로또를 사야 한다고 가리키셨다. 그리고 덧붙여 로또는 꼭 월요일에 사야 한다고 했다. 사실 로또라는 것은, 확률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절대로 하지 않는 행위라고 하였다. 하지만 우리는 고등교과 과정에서 확률이라는 파트를 지나쳐왔음에도 불구하고_ 그 확률이라는 것을 대강은 알고 있음에도_ 로또를 사야만 한다고 하셨다.

 

교수님은 확률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절대 될 일이 없는 것을 알면서, 계산해보면 절대 맞을 리 없는 로또는 사는 것은 당첨을 위해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다. 그것을 매주 월요일에 사야 하는 이유는 바로 심리학에 있다고 했다. 그 로또 종이 한 장을 손에 꼭 쥐고 일주일 내내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화가 날 때마다 상사가 날 괴롭힐 때마다 속으로 되뇌라고 가르쳐주셨다. ‘ 내가 이것만 되면....! ‘ 이것이 바로 심리학의 효과이고 우리가 심리학을 배우는 이유라고 내가 대학시절 교양수업으로 들은 심리학의 이해 - 송 관재 교수님이 알려주신 삶에 꼭 필요한 지식이자 내가 알게 된 지혜였다.

 

그러니까

로또란, 확률적인 계산으로 될 리 없지만 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.

 

그래서 토요일 저녁, 임박해서 사지 말고 월요일 점심시간에 사라고 알려주셨다. 그리고 토요일 당청번호 추첨 시간에는 절대 그것에 구애받지 말고 주말은 원 없이 신나게 놀아야 한다고 하셨다. 구매금액도 알려주셨다. 단 돈천원. 이유는 간단했다. 심리학적인 측면과 확률적인 측면을 고려해 연연하지 말아야 하며 열정을 쏟아부을 필요 없으니_ 단돈 천 원이면 일주일을 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하셨다.

 

 

 

로또의 결과는 월요일 아침 출근해서 삶의 의욕이 없을 때 확인하는 것이며, 그때 그 순간의 짜릿한 희열을 느끼면 될 것이며_ 만약 당첨된다면, 바로 월요일부터 기분이 좋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, 다시 일을 해야만 하는 삶의 원동력이자 이유가 될 것이라고 했다.


 

 

 나는 그 루틴을 지켜왔다. 내 일정표에는 월요일 - 로또구입이라는 스케줄이 자리 잡고 있었고 교수님 말씀대로 월요일 오전 출근 후 일을 어느 정도 처리하고 하고 이렇게 일개미처럼 살기 싫구나 - 싶을 때 당첨 여부를 확인했으며 점심을 먹고 근처 편의점이나 복권방을 찾아 로또를 구입하고 일주일의 활력을 나 자신에게 불어넣어 주었다.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주말은 미친 듯이 놀았다. 금요일 밤부터 술을 진탕 마시기도 했고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다면 카운터에서 결제하는 것을 꺼리지 않았다. 그동안 하고 싶다- 여겨오던 취미생활도 했으며 가고 싶다-  느껴본 곳은 문을 박차고 달려가 보았다. 한때는 미친듯이 음주가무를 즐기며 자양강장제인 바카스를 마셔가며 클럽에 가서 깔깔 웃으며 새벽의 기운을 맛보기도 하였다. 로또가 된다면 이 정도의 유흥비는 뭣도 아닐 테니 말이다.

 

 

나는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며

중구 을지로가에서 그렇게 회사생활에 연차를 더하고 있었다.

 

하루는 지겨워도 일 년은 금세 가는 것 같다. 52주 동안 로또를 52장 이상을 구입하면서 적어도 매년 5등 그러니까 오만 원 정도는 한두 번 당첨되었으니 나는 본전은 속히 뽑아내고 있었다. 교수님 말씀 때로 매주  천 원 이상의 소비는 하지 않으려 했지만 가끔 꿈이 좋을 때면 이천원도 사고 긁는 복권도 만원어치 사기도 했지만 절대 사치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
※ 이 글의 시작은 하히라의 브런치에서 부터 시작하였습니다.

 

 

출처 : 하히 라의 브런치 (brunch.co.kr)

 

 

하히 라의 브런치

자본주의가 아티스트 | 하히 라의 글쓰기 공간_ 홍대 나름미대 출신_ 미술과 문학 예술장르에 조예가 깊다고 말하고 싶으며, 하고싶은것도, 되고싶은것도 많기만 한 작가ㅣ그리고 TMI 기록자ㅣ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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